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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천재정치, 엘리트주의 및 귀족정치

“인간은 지구 전체보다도 사상 쪽에 더 마음이 끌린다. 즉 파멸이나 죽음보다도 사상을 더 두려워한다.”

버트란드 러셀(Bertramd Russel)

현대에는 지성이란 부끄러워해야 할 병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존재해 온(지금도 존재하는) 명백한 부정을 앞에 두고 인간은 좀 더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만약 인류가 완전한 자기 실현과 자기개화의 기회를 평등하게 갖는 것을 우리 문명이 희망하고 있다면, 완전히 절대적이고 지고한 평등이란 구실아래 백치의 의견보다 천재의 의견을 중시하지 않는 상황을 인식했을 때 우리들은 거기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원시적 민주주의일 뿐이기 때문이다.

자기실현과 자기개화의 기회평등이라는 개념 자체는 매우 좋지만 의견 표명자의 지성 레벨을 고려하지 않는 투표의 평등에 대해서는 결코 “아니요” 라고 말해야 한다. 인간은 법아래 평등하게 태어났으나 능력에 있어서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능력에 있어 인간은 나면서부터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왜 거부하는가? 확실히 개인의 개화에 있어서 환경이 끼칠 수 있는 영향은 크지만 똑같은 환경하에서는 천재는 천재, 백치는 백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전체 아이들 가운데 천재나 극히 우수한 아이들에게 각자에 적합한 환경을 주어 양육하는 것은 불가결한 일이지만 이것이 특별한 광석, 즉 천재의 가치를 강조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지성적인 인간들을 비난하기 위해, 세계의 지배자가 되려고 한다든지 지구를 파괴하고자 하는 미친 천재들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실제로 세계를 지배 하려고 하거나 세계를 파멸시킬지도 모르는 무기를 축적 하고 있는 것은 현재의 지도자들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그와 같은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천재가 아니다.

천재정치는 한 사람에 의한 독재가 아니며 지구의 모든 지역에서 나온 수백 명의 천재들에 의해 구성되는 세계 기구의 창설을 의미한다.

우리는 매일 천재들의 상상력과 사색, 노고의 산물로 부터 혜택을 받고 있다. 우리들은 하루 종일 우수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의 힘에 의해 발명된 물건들을 사용하고 있다. 전구로부터 텔레비전, 자동차, 자전거, 수도꼭지, 선풍기, 녹음기, 타자기, 피아노, 스테레오 채널에 이르기 까지 우리들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쾌적하게 해주는 이러한 물건들은 모두가 자신의 상상력에 의해 주어진 문제 들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었던 사람들의 덕택이다.

아무리 지성이 열등한 사람들도 이들 물건이 어떻게 해서 움직이게 되는가는 몰라도 사용법은 알고 있으며, 그것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생활이 개선되었다는 점은 알고 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천재정치란 말하자면 이 물건의 레벨에서 행해지는 일을 통치의 레벨에서도 행 하고자 하는데 불과하다. 극히 우수한 자들을 그들보다 못한 자들을 위해서 일하게 하는 바로 이것이 천재정치가 의미하는 바이다. 만일 어떤 발명품이 만들어졌을 때 그것을 사용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민주주의적인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면 지금 우리가 매우 많은 혜택을 입고 있는 발명품의 거의 전부가 배척을 당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까지도 파리의 거리에는 마차가 달리고 있을 것이다. 자동차, 비행기, 철도가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다. 만약 그때 투표를 했다면 그것들은 명백히 금지되었을 것이다. 오직 천재들만이 그들의 상상력에 의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멀리 내다보고 이러한 발명품의 무한한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컴퓨터, 원자력, 혹은 유전자조작 등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내일의 세계가 어떻게 될지 상상도 하지 못하는 자들에게 어떻게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리도록 요구하겠는가? 통치하는 것은 앞을 내다보는 것이다. 따라서 인류는 대다수가 일정한 조처를 취하는 이유를 모른다 하더라도 먼 앞일을 내다보고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진 자를 통치의 권좌에 앉혀야 할 필요가 있다.

자기 손이 괴저병으로 썩어가는 것을 알았을 때 그 사람은 병이 몸 전체에 번져서 죽지 않도록 손을 절단한다. 이때 남은 한 쪽 손이나 발이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두뇌만이 그대로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을 예견하고 너무 늦기 전에 병에 걸린 수족의 절단을 결정하는 것이다. 뛰어난 것보다는 평범한 것을 더 좋아하는 우리들의 시대에서는 엘리트주의, 귀족정치, 고귀 등의 낱말이 ‘터부’ 시 되고 있다. 이렇게 된 연유는 이들 언어가 본래 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쓰여져 왔기 때문이다. 엘리트주의를 논하기 전에 그 용어의 정확한 의미를 아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다. 사전을 한번 펼쳐 보자 “엘리트(Elite) : 최상의, 혹은 가장 우수한 자.” 천재정치는 가장 높은 지성을 가진 사람들, 즉 천재, 말하자면 가장 우수한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을 권좌에 앉히고자 한다. 그러므로 천재정치체제는 엘리트주의체제라고 할 수 있다.

엘리트주의적인 것은 전부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자기 아들이 중병에 걸렸을 때는 놀랍게도 ‘가장 우수한’ 선생이나 ‘가장 우수한’ 의사에게 치료받게 하려고 성급하게 굴며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무슨 일이든 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엘리트라는 말은 오랫동안 재산상의 특권을 부여받고 그 재산의 유복함으로 평균보다 높은 지식수준을 얻고 있던 사회계급을 말하는 것으로 사용되어 왔다. 우리는 그러한 의미의 엘리트에게는 관심이 없다. 천재정치의 기본이 되는 정부를 구성하는 것은 돈이나 지식의 엘리트 가 아니고 ‘지성’ 의 엘리트이다 .

귀족정치라는 말에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다시 . 사전을 보자.

“ 귀족정치(Aristcracy) : 희랍어의 ‘우수하다’ 는 의미의 ‘aristos’ 와 권력을 의미하는 ‘kratos’ 에서 유래되었다. 귀족계급에 의해 행해지는 정치.” 따라서 귀족정치란 우수한(excellent) 권력을 의미한다. 한 번 더 사전을 찾아보자.

“ 우수한(Excellent) : . 어떤 분야에서 뛰어나다. 대단히 양호하다. 완전한.”

천재정치는 우수한, 즉 대단히 좋은 그리고 완전한 지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권력의 자리에 앉히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재정치는 일종의 귀족정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강조하는 바는 그것이 돈이나 지식의 귀족정치가 아니라 지성의 귀족정치라는 것이다. 사전은 귀족정치를 귀족계급에 의해 행해지는 통치라고 부언하고 있다. 그러면 ‘귀족’ 이라는 단어 의 정의를 알아보자.

“ 고귀한(Noble) : ‘저명하다’ 라는 의미의 라틴어 ‘nobilis’ 에서 유래되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 천재정치는 평균보다 높은 지성을 가진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권좌에 앉히고자 한다. 그러므로 실제로 귀족정치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천재정치는 고귀함이 충만한 사람들을 권력의 자리에 앉히고자 하기 때문 이다. 진실로 고귀함이란 돈이나 대대로 내려오는 칭호가 아니고 정신의 고귀함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사전에서 군주정치의 의미를 찾아보자. “ 군주정치(Monarchy) : 선거 혹은 세습에 의한 -- 국가원수 정치권력은 여기에 존재한다 -- 에 의한 지배체제,” 그러면 우리들이 알고 있는 민주주의적인 대통령제는 실제로 군주정치와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분히 중요한 결정 (사면권이나 핵전쟁 결정권 등) 이 단 한 사람에 의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비해 천재정치는 모든 결정 이 단 한 사람의 인간에 의한 것이 아니고 천재들의 집단 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뜻한다.

엘리트주의, 귀족정치, 고귀, 군주정치, 이 말들에 그 참뜻을 다시 한번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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