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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불교
불교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다시 계속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을 때 죽은 자의 ‘영(the soul)’ 이 충분히 경계하여 수많은 ‘악마들’ 을 피해 도망가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영은 다시 육체에 깃들어 윤회의 사이클로 되돌아간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만약 그 악마들을 잘 피해간다면 그는 윤회를 벗어나 깨달음에 의한 희열의 경지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것은 개인에 대해서보다는 인류 전체에 대해 보다 적합한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인류는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자신을 윤회의 사이클로 되돌아가게 만들고자 하는 악마들과 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악마들이란 동료 인간에 대한, 또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자연 환경에 대한 공격심을 말합니다. 또 깨달음을 통한 희열의 경지란 과학이 인류에게 봉사하는 문명의 황금시대, 즉 ‘지상낙원’ 으로서 과학기술의 도움으로 장님이 볼 수 있게 되고, 귀머거리가 들을 수 있게 되는 시대를 뜻합니다. 인류가 이러한 ‘악마들’ 에 대해 충분히 경계하지 않는다면 ‘다시 태어나는’ 사이클로 되돌아가서 원시상태로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또 다시 고뇌에 넘치는 투쟁의 세계 속에 살면서 조금씩 진보된 사회를 향해 서서히 나아가게 되겠지요.
‘순환’을 의미하는 卍 (Swastika,만)자가 수많은 고대문헌에서처럼 우리들의 문장에 그려져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문제는 과학의 평화적인 이용이 허용하는 낙원을 택하든가, 아니면 원시상태로 되돌아 가는 지옥을 택하든가, 선택하기에 달렸지요. 만약 원시상태로 되돌아 간다면 인간은 자연을 이용하고 지배하는 대신 자연에 복종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어떤 종의 인류가 자신의 행성을 벗어날 수 있는가에 대한 우주적 수준에서의 자연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공격성을 완전히 억제할 수 있는 자들만이 그 단계에 도달합니다. 그렇지 않은 자들은 자신의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 인류를 파괴할 만큼 충분히 강력한 무기를 만든 다음 곧바로 자기파괴의 길로 들어갑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외부에서 접촉을 시도해 오는 자들에 대해서는 결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외계의 존재들과 수천 번의 만남을 통해 이것이 우주에서의 절대적인 법칙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자기들의 태양계에서 탈출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간들은 예외없이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들이 우리 자신의 태양계를 벗어나는 여행을 가능케 해줄 강력한 에너지원을 발견할 때란 그 에너지로 돌이킬 수 없는 파괴력을 지닌 공격용 무기를 만들 수 있는 때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기로의 순간에서 만일 우리 자신의 공격성을 완전히 제어하지 못한다면 우리들은 자신을 멸망시키고, 진보- 파괴라는 사이클로 되돌아갑니다.
그러므로 자기들의 태양계를 넘어 여행하는 자들은 자신의 공격성을 극복함으로써 그러한 사이클로부터 이미 탈출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구상에서 당신이 살고 있는 지역, 프랑스는 유럽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이미 옳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군대를 갖지 않은 최초의 나라가 되어 전 세계에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프랑스의 직업군인들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유럽군의 기초를 놓아야 하며, 결국 세계평화군을 창설하는데 촉매가 되어야 합니다. 전쟁의 수호자가 아닌 평화의 수호자가 되어 그 이름이 더욱 존경받게 될 것입니다. 잘 알려진 한 나라가 앞장서감으로써 다른 나라들이 따를 수 있게 모범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는 징병제도를 폐지하고 유럽을 건설하는 사업에 직업군인을 배치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다른 나라가 프랑스를 침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다른 나라들은 당신의 나라가 취한 길을 모방하고 따르게 될 것입니다. 일단 유럽의 군대가 통일되면 유럽의 경제도 단일 유럽 통화를 만듦으로써 통일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이 과정은 전 세계로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첫 번째 메시지에서 언급한 대로 단일의 세계공용어가 만들어져 지구상 의 모든 학교에서 필수과목으로 가르쳐져야 합니다. 만약 이 길을 앞장서서 가야 할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프랑스입니다. 자기파멸을 가져올 무기를 축적할 때면 언제나 ‘억제력’ 을 들먹거리지만,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를 억제하려고 할 때 - 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 그 불운한 행동이 ‘억제력’ 을 공격력으로 전환시키는 도화선이 되어 전 세계를 치명적인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생각합니다만 이것은 잘못입니다. 과거는 그저 웃어 넘겨야 합니다. 과거를 토대로 현재를 구축한다기보 다는 현재를 토대로 미래를 구축해야만 합니다.
선진국의 사람들이 원시상태를 벗어난 지는 겨우 3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당신들은 알아야 합니다. 당신들은 이제 막 깨어나고 있습니다. 지구에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원시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하늘에서 무엇을 보게 되면 곧 ‘신’ 의 현시라고 생각합니다. 또 자연을 신으로 숭배하는 종교가 경제적으로 뒤떨어진 나라에서는 여전히 맹위 를 떨치고 있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사람들을 존경해서는 안 되며 지성을 존경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노인들에게는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옛 조상들이 숭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 대신 그들을 우주에 대해 눈을 뜨지 못했고 또 세대에서 세대로 가치 있는 것을 거의 아무 것도 물려줄 수 없었던 가엽고 부족하고 원시적이었던 사람들의 표본으로 삼아야 합니다.
신도 영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사회가 원시적이면 원시적일수록 신을 숭배하는 종교가 더욱 활개를 칩니다. 이런 일은 실제로는 다른 행성으로부터 온 방문자들이 조장하는 것입니다. 공격심을 아직 버리지 못한 원시세계를 무사히 방문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지요. 당신들도 언젠가 진화된 인간으로 원시세계를 방문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면 이러한 방법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원시적인 사람들이 신으로 맞아주는 일은 사실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이 방법은 실제로 매우 간단한데, 원시인에게 있어서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신성하기 때문이지요. 물론 존경받고 환대 받으려면 약간의 연출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해로운 일이 아니니까요. 지금도 우리들은 계속 지구에 ‘현시’ 해서 이 방법이 아직도 유효한지, 또 대중이나 정부, 보도기관이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 보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이런 식으로 자주 우리자신을 즐깁니다.
첫 번째 메시지에서 이미 얘기한 것처럼 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영혼 또한 명백히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일 과학이 관여하지 않는다면 죽음 후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습니다. 이미 알고 있듯이 생물의 각 세포는 그 생물의 신체 및 지성에 관한 설계도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죽은 조직으로부터 세포 하나만 있으면 그 생물을 재생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사람은 죽음의 순간에 체중이 몇 그램 줄어드는 것이 증명되는데 이것은 사실 살아있는 생물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죽음의 순간에 소멸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에너지도 물질과 마찬가지로 무게가 있는 것입니다.
당신은 또한 우리들이 무한히 작은 세계 속에서도 지성을 갖춘 유기적인 생명체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확실히 우리들과 같은 수준으로 진보한, 우리 자신에 필적할 만한 존재임을 증명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들은 항성이나 행성들도 어떤 거대한 존재의 미립자들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거대한 존재도 분명히 호기심에 찬 눈으로 다른 별들을 쳐다보고 있을 것입니다. 무한히 큰 존재의 미립자 수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한 때 비물질적인 ‘신’ 을 믿었던 때가 있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당신은 모든 것이 모든 것 속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팔을 구성하는 하나의 원자 속에는 신이나 영혼의 존재를 믿거나 믿지 않는 세계가 무수히 태어나고 또 무수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천 년이라는 오랜 시간도 태양이 하나의 원자에 지나지 않는 거대한 존재에게는 단 한 걸음을 밟는 시간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은 실제로 질량 또는 생명형태의 크기에 반비례합니다. 그러나 우주에 있는 모든 것은 살아 있으며 무한대와 무한소의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구도 다른 모든 행성들과 같이 살아 있지만 그 미생물에 지나지 않는 인간에게는 이것을 이해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지구와 인간 사이의 질량의 거대한 차이로 인한 시간 간격 때문에 당신은 지구의 맥동을 감지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적혈구나 신체를 구성하는 원자 하나하나는 자기나 동료들이 어떤 생물의 일부분이라고는 상상도 못하겠지요.
끝으로, 각 개체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주의 균형은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수준에서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면 우리들은 무한대와의 조화 속에서, 무한소와의 조화 속에서, 그리고 동료 인간 과의 조화 속에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떤 종류의 신이나 영혼의 존재를 지지하는 논의도 우주의 무한성을 상정할 때 그 논거를 상실하게 됩니다. 천국이 어느 특정한 장소에 존재할 수 없으며, 우주가 무한하기 때문에 그 중심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무한대의 존재와 무한소의 존재로 된 우주 사이의 질량의 엄청난 차이가 시간의 흐름에 결정적인 간격을 만들기 때문에 일체의 커뮤니케이션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사람이 죽은 다음 육체를 빠져나가는 ‘불멸의 영혼’ 이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이것은 매우 시적이기는 하지만 원시적인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생겨난 다소 유치한 생각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 영혼이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주는 무한하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순간 인간의 몸에서 나온 일정량의 에너지는 뿔뿔이 흩어져 우주에 편재한 에너지 속에 분산되므로 독자성을 상실합니다. 독자성이란 방금 죽은 사람이 살아 있을 때 그의 세포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임신의 순간 형성된 최초의 세포 속의 남녀 유전자로 결정되는 고유설계도에 따라 조직화되는 그 물질 속에 새겨져 있는 것입니다.
지구상의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 누군가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설명에는 뭔가 설득력이 없군. 왜냐하면 시작이 어떤가에 대해선 말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시작이 어떠했는가 하는 질문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그러한 질문은 질문자가 시간과 공간의 무한성을 자각하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물질에는 시작도 끝도 없습니다.
당신도 이미 들어본 적이 있듯이 ‘아무 것도 없어지지 않고 아무 것도 새로 생기는 일없이 다만 모든 것은 그 형태만 바뀌어 갈 뿐’ 이기 때문입니다. 물질은 단지 그 형태만이 변해가는데, 그것도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과학적인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의 의지에 따라 가능할 뿐입니다.
이 사실은 무한의 어떤 수준에 있는 생명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 다. 이것이 우리들의 문장(紋章)이 나타내는 두 번째 부분인 ‘다윗의 별’ 이 의미하는 바입니다. 즉 중첩된 두 개의 삼각형은 ‘위에 있는 것은 아래 있는 것과 같다’ 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섯 개의 모서리를 가진 별 가운데 모든 것이 순환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卍 (만)’ 자가 새겨진 우리들의 문장에는 세계의 모든 지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이 두 개의 상징이 함께 그려져 있는 것을 티베트의 「사자(死者) 의 서(書)」 혹은 「바르도 도돌(Bardo Thodol)」과 같은 많은 고대문헌에 서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확실히 인간의 ‘유한한’ 두뇌로 무한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두뇌는 모든 일에 대해서 책임질 수 있는 하나 또는 다수의 신들을 설정함으로써 우주를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한정시킬 필요를 느끼는 것입니다. 사실 우주를 향해 고도의 인간성에 도달할 수 없는 사람들은 무한의 개념을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무한이란 인간을 예외적인 특별한 존재라는 지위에서 끌어내려 끝없는 우주 속의 특정한 시간과 특정한 장소에 놓인 보통의 생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인간은 ‘한정된’ 그 두뇌의 이미지 안에서, 보다 뚜렷한 한계와 틀을 가진 것을 더 좋아합니다. 다른 행성에도 생명이 존재하는가 하고 묻는 사람들은 이러한 한정된 두뇌의 전형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강연 중에 말한 ‘다른 연못에도 생물이 있는가’ 라고 묻는 우물 안 개구리의 비유를 우리들은 매우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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